근접학 또는 근접공학(proxemics)이라는 분야가 있다. 인간들이 의미를 전달하고, 감정을 느끼고, 의사소통을 하는데 있어 공간이 차지하는 영향 관계를 연구하는 분과이다. 커뮤티케이션을 연구하는 쪽에서 언급되는 이론인데, Edward Hall이라고 하는 문화인류학자는 자신의 저서 The Hidden Dimension에서 인간의 소통관계에 따른 거리영역에 대해 흥미로운 구분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실험이 있는데, 규모가 서로 다른 공간(상자) 속에 같은 숫자의 쥐를 각각 수용한 뒤에 행동을 관찰했더니, 좁은 공간의 쥐들이 넓은 공간의 쥐들보다 성향이 포악해졌다는 것이다--심지어는 서로 물어뜯고, 죽이고, 증오하고 그랬다 한다. 자기를 보존(?)하기 위해서인지, 가까운 곳에 다른 쥐들이 있을 경우, 공간압력을 받아 위협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참 역설적이다. 아마도 도시인들이 시골사람들에 비해 사납고, 포악하고, 적개심이 더 강한 이유도 바로 저와 같은 환경 속에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비좁은 공간, 가려진 하늘, 밀집된 주거공간,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산업을 위해 구획된 도시공간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포악해지지 않고 살 수 있겠는가?
그런데 한가지 궁금해진다. 왜 그 실험쥐들은 공간압력에 쉽게 순응해서 자기들을 파괴적인 상태까지 몰고갔을까? 공간이 바뀌어 비좁아 졌다면, 자신들의 습성과 관계를 바꾸면 되지 않았을까? 근접공학에서 말하듯이, 공간 구역에 따라 친밀도와 소통의 형태가 달라진다면, 그래서 Social Zone이나 Public Zone이 어떤 우여곡절 끝에 Intimate Zone으로 바뀌었다면, 자기네들의 습성과 관계도 변하면 되지 않을까? 대도시에 사는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대도시에서 포악하고 사납고, 항상 무엇인가에, 타인에게, 화가난 상태에서 살 것이 아니라, 습성과 관계를 바꾸어 버리는 것이다. 우체부와 주인, 상점 점원과 손님, 청중과 연사의 관계가 아니라, 연인이 된다든가, 부부가 된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대도시가 사람들을 밀집된 공간으로 내몰고, 그래서 지하철이라든가, 버스라든가, 공원이라든가, 극장이라든가, . . 인간이 사는 모든 영역들이 점점 좁아져서, 타인을 아무리 거부하려고 해도 거부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왔다면, 자기도 모르게 환경에 순응해서 포악해지고 사나워지고 싸울 것이 아니라, 차라리 Intimate Distance Zone에 맞추어 부부가 되고 연인이 되고 친구가 되는 것이다. 만원 지하철에서는 영순씨와 부부가 되어 포옹을 하고, 그 옆에 앉은 영철씨와 의형제를 맺고, 뚱뚱해서 서있기 힘든 광순씨의 애인이 되어 등을 껴안아주고, 공원에서는 철수씨, 용필씨, 순이씨와 자리 문제로 혹은 주차문제로 싸울 것이 아니라 연인이 되어 다함께 잔디밭에서 나체로 뒹굴고, 극장에서는 왼쪽에 앉은 인철씨와 손을 잡고, 오른쪽에 앉은 선희씨와 서로 사타구니를 쓰다듬고, 머리가 커서 앞을 가리는 상철씨와 불알친구를 맺는 것이다. 만인에 의한 만인의 연인! 어려울게 뭐가 있겠는가? 모든 사람들이 부부가 되고, 애인이 되는 것이다. 저 상자속의 어리석은 실험쥐들보다 얼마나 영특하고 합리적이고 깔끔한 생각인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서, 도시를 냉소의 공간이 아니라 쾌락의 공간으로 바꾸자! 물론 그러려면, 많은 사람들과 절대로 사랑을 못하게 가로막고 있는 현행 결혼제도라든가, 가정법, 민법과 같이 법과 제도부터 바꿔야겠지만 말이다. 그럴 자신 없으면 공간 환경을 바꾸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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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성과 관계를 바꾸면 되지 않았을까?'
흠,, 완벽한 新모계사회로 바뀐다거나, 남성들이 자신의 혈육이 아닌 자녀들을 기꺼이 키우는 '습성'을 갖는다면 혹 가능할 지도!! 모릅니다.
아니라면,,자녀 양육의 문제에 혼란과 곤란이 생기겠죠?
강간이 줄어드는 대신, 질투로 인한 범죄가 늘어날 수 있고요.
인간이, 질투의 '습성'마저 완벽히 버린다면 몰라도!! ^^
그쪽에 관한 제 지식은 갈등 관계는 동종의 경우가 가장 삼하다, 그러니까 생판 먼곳이 아니라 가령 S대 수험생들은 그들 비슷한 무리들사이에서 가장 갈등이 심하다는 것이고 사람들에겐 일정 거리의 타인이 접근하면 위협을 느끼는 자기반경이 있다더군요. 그게 일미터던가 기억이 없는데...
요는 뜻을 가졌을 때 그러한 시도가 어지간만 긴 인내를 요구하느냐 그리고 그걸 감당할 수 있느냐겠지요 워낙 얼어붙은 족속들이 많아서 남의 얼음이 내게도 차서 그걸 녹이려들다보면 상대가 다 녹기도 전에 내가 얼어있다는 거죠 ^^ 수시로 무시로 자기 난로 관리를 해야 겠지요...
보노보 원숭이들은
그런 식으로 산다고 들었는데. . .
유전학적으로 보면,
인간과 침팬치가 0.1% 정도만 다르고, 나머지는 동일하다고 하더군요.
그 0.1% 안에 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제가 오래전 조카가 말도 못하고 기어다니는 아기일때 그 아이를 안고 사물의 이름들을 말해주면서 동요들을 불러준 적이 있습니다.뭐 옛날 노래들이고 초등학교도 고학년에서나 배우는 노래들이었죠. 그런데 그 아이가 아이가 된댓살 쯤에 혼자서 가락을 흥얼거리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어디서 배운 적이 있는지 물어봤어요.몰라~ 아니,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저어요.제 부모들은 그런 동요들 불러줄 사람들도 아니고요.^^
저 아는 분이 어찌어찌 빈집을 하나 구해들어갔어요. 그런데 뭘하고 있으면 예전에 그집서 돌아가신 할머니가 뒤에서 들여다보곤 하시더라는군요. 그런데 그분, 더 이상 어디 갈 데도 없고 갈데가 있어도 돌아가는 게 지옥이었던지라 그 집 얻은 것만도 너무 좋았던지라 never, never ^^ 움직일 생각이 없어서 젊잖게 할머님을 달랬다네요. '이 집은 이제 내집이고 , 보시다시피 수리도 했고 잘 간수해서 쓸테니 좋은 곳으로 안심하고 가시라'구요. 그 얘기 들으면서 뒤집어지게 웃었는데 사실 놀라웠어요. 그 귀신 할머니 댓번 출몰 후에 사라지셨답니다. 가엾으신 귀신 어르신, ㅎㅎ 실제 그 어르신 집안 수리하다 보니 장판 밑에서 뭐 알만하실만한 그런 저런 꼬깃한 것들과 꼭 눌려접힌 돈이 이십여만원 나오기도 했다네요...
예전에 융을 읽다보니 이런 대목들이 나와요. 악몽에 시달리는 환자들을 치료하다가 보면 걔중에 잘되어가는 경우 꿈을 이기는 사람들이 있다고요. 꿈 속의 괴물스런 대상을 이겨낸다든가 혹은 상황을 꿈 속에서 의지를 발동시켜 이겨낸다든가,꿈속에서 의지를 작동시키는 거죠....
또 곁길로 가네요.^^
한해가 저무네요. 저의 자기 치유방식이거나 고질적 유아취미일거예요. 길에 내놓으면 막 아무데나 길이면 가버리는 아이들 나이가 있거든요.안고쳐져요.훈님껜 폐 많이 됐지만요. 제가 보르헤스를 거울, 도서관, 백과사전 따위를 심정적으로 이해하는 측면이 있어요. 어렸을 때 국민서관 두권짜리 어린이 백과사전이 있었는데 그걸 아무데나 펴서 읽곤하는데 그게 참 재밌었죠. 사전도 그래요. 챙피하지만 일관성은 있는 듯해요. ^^
ㅎ 한 인간의 숨겨진 내장 파이프를 잠깐 보셨습니다. 폐끼치는 인간이지만...
이 연말에 많이 고맙습니다.
보스의 그림 <세속적 쾌락의 정원>이 떠오르네요^^
그렇지만 사랑이나 진심이 없다면..
여전히 혹은 더욱 허전하지 않을까요?
^^보쉬의 그림이라. . .
어떤 면에서 보면, 제가 마치 감각적 쾌락을 추구하자는 말을 한 것처럼 들리기도 하네요. . .그건 아닙니다^^. 그건 저도 반대합니다.
저 역시 관계의 친밀도에 대한 얘기를 한건데. . . .^^
그런데 보쉬의 그림을 보면, 기독교인들의 상상력이 왠만한 악인들의 상상력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악마적이지 않나요? 현대인도 상상못한 별에 별 고문과 악행이 . . . 대단해요 . . .
참. . . 송년 인사를 깜빡했네요^^
아마도 연애 하시느라 한 동안 연락이 없어서 뜸하긴 했지만, 그래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열정의 사과꽃님 . . . 새해에도 행복한 일상을 바라겠습니다.
어느새 고맙게도 문예노트의 자발적 감초가 되신, 그러나 그 구체적 신상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그럼에도 수다 만땅녀 미루님 . . . 새해엔 주변 정리좀 하시고, 가볍고 쾌활한 삶을 향유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처음뵙는(혹은 내가 알고 있는 그 누구일지도 모를) 애독자님 역시 새해에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문예노트에 들어와 글을 읽고, 남기고, 떠올리는, . . . 모든 분들도 행복한 새해 바랍니다.^^
연애界에서 은퇴하고 싶은 심정을 알 리 없는 쥔장 어르신,
새해 복 만땅으로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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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좋은 설 맞으십시오 ^^
제게 설이란 늘 봄이 시작된다는 의미였기 때문에
이런 말씀이 되네요
훈님과 더불어 모든 분들, 좋은 봄맞이, 길한 한해 되시기를요.
오랜만입니다. . . 미루님도 잘 풀리는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올해는 특히 미루님의 결혼소식을 듣고싶네요^^
전 방학 내내 번역이 2권, 시험문제 80문항 출제, 학진 과제 제안서 작성, 강의준비. . .등등, 거의 벌레처럼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문서, 문자, . . 文이라면 신물이 넘어옵니다. 올해의 제 바램은 오로지 단 하나. 이 산더미 같은 文으로부터 한치만이라도 거리를 두고 사는 겁니다.
덕담도 그 쪽 방향으로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