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고독의 역설을 생각해보자. 고립이 깊어져 혼자가 되어갈수록 주변과의 일체감 혹은 공감의 가능성은 커진다. 어떤 점에서 고독은 일체감 혹은 소통이라고 해도 좋을, 즉 고립으로부터의 급진적이고도 본원적인 해방의 인간적 조건이다. 물리적 상황이나 육체가 주변으로부터 단절하고, 그 외연적인 관계가 끊어지면, 비로소 외연 너머의 감각적 지대와 내면이 고개를 든다. 소리, 냄새, 촉감, 표현내용으로서의 정동, . . . 완결된 형태를 뚜렷이 그릴 수 없는 부분적 충동들의 세계, 즉 그 모든 감각적 추상이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행동성을 대체한다. 이것은 퇴행이나 장애가 아니라 새로운 능력의 열림이다. 이 능력의 열림을 경험적으로 목격할 수 있는 사례를 들어야 한다면, "장애인"이라고 빈약한 근거로 거칠게 잘못 불리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우리는 망설임 없이 단언할 수 있다. 가령, 시력을 잃은 맹인은 발소리를 통해 사람을 식별한다. 혹은 얇은 지팡이 하나로 자신이 딛고 서 있는 지면의 총체적 촉지면을 느낌으로써, 시력을 가진 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촉각의 세계에 이른다. 망막이나 안구와 같은 육체적 처리기관의 단계에서 빛-물질을 포기하고 나면, 이제 물질의 소리의 측면 혹은 질의 측면이 새로운 가능성으로 육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모든 존재에 내재하고 있는 힘은 장애물을 넘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물질-장애를 처리하기 위해, 도구로서의 새로운 능력(faculties)을 열어젖힌다. 그렇다면 "장애인"이라는 용어는 무엇을 지칭하는 것일까? 무엇에 대한 장애라는 것일까?
지금까지 편협하게 우격다짐 식으로 편성된 세계구도는 우리가 가진 모든 능력에 적합한 형식으로 새롭게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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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4/20 능력과 세계구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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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가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거 같네요
정상은 비정상이 아닌 것들로 규정된다는 식의 이야기였던거 같은데..
지금의 세계는 질식할 것 같은 상황이에요..ㅋㅋ
무엇이 그렇게 물망초님을 질식하게 합니까. . .?
정상적인 것들이?
아니면 비정상적인 것들이?
질식할 것 같은 상황은 들뢰즈의 표현을 농담삼아 빌어온 것이구요
본문의 내용으로 보자면 편협한, 우격다짐으로 편성된 세계 구도의 무능력함이 지긋지긋한거죠
짧은 텍스트 내에서 제가 너무 다이나믹한 상상을 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ㅎㅎ 가벼운 농으로 생각해 주시길 바래요
자폐증도 일종의 카르마를 보호하기 위한 영적 방법론
긴 시간 안에서의
어떤 광의의 창조를 위한
또는 님이 언급한 우격다짐식의 기준에 대한 다양한 항의 방법중 하나
이외수는 한번 자신의 어떤 책에서
정신병원 안에 있는 사람이 정신병자인지
정신병원 밖에 있는 사람이 정신병자인지
불분명한것 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