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립된 현대인들 사이에서 누군가에게 선뜻 말을 건네는 일이 힘든 이유는, 기계적이고 합리적인 생산을 위해 고안된 "욕망의 절약"이나 "욕망의 금지"와 매우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다. 근대적 생산방식은 욕망을 매우 부끄러운 것으로 만들어 놓았다. 미국 작가 Edward Albee의 희곡 Zoo Story(1958)를 보면, 언어를 중심으로 욕망과 권력의 아이러닉한 관계가 어떻게 짜이는지 보게 된다. Jerry의 억지나 폭언에도 불구하고 그의 언어에는 피해자의 어조가 깊이 스며들어 있는데, 이것은 언어가 욕망과 맺는 관계 때문인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내게 손가락으로 어떤 사물을 가리켰다고 한다면, 나는 그 손가락이 지시하는 사물을 볼 것이다. 이것이 언어의 본질적 기능이다. 누군가를 설득하고 설명함으로써 보다 민주적인 방식으로 의사를 전달한다 해도, 언어에는 그 자체 명령이 함축되어 있다. Austin을 비롯한 화용론(Pragmatics)자들이 그랬듯이, 언어란 말하자면 불가능한 것들간의 직접적인 가교(架橋)이다. 그래서 Jerry의 언어의 표면은 Peter를 압도하고 그에 대한 권력을 세운 듯 보인다. 단어들을 제시하고 거기에 자신이 의도한 기의를 숨김으로써, 주체는 암암리에 자신이 만들어 놓은 표상과 상징의 울타리 안으로 상대방을 끌어들인다. 마치 주인인 나의 배려에 의해 당신이 여기에 있다는 듯이! 혹은 내가 만든 규칙에 초대되었으니 당신은 이제 그것을 따르기만 하면 된다는 듯이! 혹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처럼 이제 당신이 취할 수 있는 모든 권리는 오로지 내가 숨긴 기의를 찾아내는 일 뿐이라는 듯이! 언어는 다차원적인 주름이 되어 우주 전체를 몇 마디의 소절들로 꼬깃 꼬깃 접어버린다. 그 중력이란! 그러나 만일 이 지시에 불응하거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때에 벌어지는 파국은 단지 의미작용이나 지시 관계가 성립 불가능하다는 것만을 드러내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보다 근본적인 의미에서 이 파국을 통해 언어의 본질이 출현한다. 명령과 지시는 거부되었다. 그러나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명령이 거부된 것이 아니라 욕망이 좌절되었다. Peter의 냉소(冷笑)가 계속해서 Jerry로 하여금 더 많은 강요와 명령을 낳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Jerry의 끊임없는 욕망의 좌절은 이를 상쇄하기 위한 더 많은 말들을 요구하고, 이는 결국 극단적인 에너지의 소비로서 죽음으로 치닫는다. 언어를 필요로 하는 쪽은 권력자가 아니라 욕망 하는 자이다. 언어의 표층에는 명령이 있지만, 그 심층에는 욕망이 있다. Jerry의 강요에는 어떤 형태로든 당신과 내가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강렬한 애원이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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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
그렇담 줄바꾸기나 문단나누기나 뭐 ... 암튼 뭐라도 시각적으로 좀 ...어떻게 개선안이 없을까요? 2006/03/28 17:02
종점에 전철이 서있다.
텅 빈 전철에 사람들이 타기 시작한다.
아무조 앉지 않은 의자에 사람들이 하나 둘 앉기 시작한다.
저마다 얼마간의 거리를 두고 자신의 영역을 유지하려 한다.
이 거리....각자의 거리가 바로 우리들의 사회적 거리이며
심리적 이격상태를 표현하는 것이다.
그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연결시키는 도구는 언어다.
<동물원 이야기에 대한 독후감> 2006/03/28 17:11
언어가 가교가 된 것이 헤르메우스의 신화 이후의 일일 지 몰라도 성서는 말씀이 곧 세계가 되고 진리와 실재가 되었었던 것 같더군요. 조선시대의 성리학적 질서를 요한 복음의 로고스적 진리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지만, 유한한 인간의 언설이 가지는 한계성을 인정한다하더라도 인간과 인간간의 참된 말들은 단순한 애원이기에 있어서 실재인 것이 서로를 믿을 수 있는 사람들간의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진리인 것 같네요.... 2006/03/28 19:46
은물결님 . . 저도 그런 거리감을 지하철에서 항상 느낍니다 . . 특히 아침 만원 지하철 . .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하게 사람들이 차 있는 지하철인데도, 도서관처럼 조용한 . . . 어쨌든, 결국, 그 <동물원 이야기>에서 Jerry는 Peter에게 칼을 쥐게 하고, 스스로 그 칼에 달려들어 죽어버리고 맙니다. . . 순교자처럼 . . . 2006/03/28 23:40
제가 말하는 언어를 로고스, 말씀, 진리와 같이 기독교적 이성주의로 이해하거나 해석하시면 좀 곤란합니다^^ . . 어떤 문맥을 보더라도 그런 뜻은 결코 아닙니다. 같은 용어도 반드시 문맥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 . . 모르시지는 않겠지만요 . . ^^ 2006/03/28 23:48
땡글님 . . . 제가 예전에 가르쳐 주었던 그 Bruce Mau 라는 사람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어요? 아직 못들어가 보셨다면, . . 검색사이트에서 Bruce Mau를 쳐 보세요 . . 사이트가 나오니까 . .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그 사람에 대해 알필요가 있을 것 같던데 . . . ^^ 2006/03/28 23:44
넵! 교수님~숙제까지 내주시고...
내가 공부 안하고 쥐만 잡으러 다니다가 이런날이 올 줄 알았다만서도...
안경 안가지고 왔다는 핑계로 도망다닌다니까 사과님 왈.."렌즈 끼고 오라면 어쩔려고 그래에~" 이러시던데...
교과서가 흑백 마스타가 뭡니까? 칼라 원색 화보는 아니더라도 눈은 아푸지 말아야지요?----> "내 맘야!!"
네 알겠습니다. 2006/03/29 09:31
방금 글을 올렸는데 익스프로러 창 전체가 날아가는 군요. 하니서버문제인지 제가 쓰고 있는 컴퓨터 문제인지는 잘모르겠지만, 언어가 인간에 의해 사용되어지는 한 변할 수 없는 언어본유의 특성은 언어의 종류를 막론하고 존재하는 것 같더군요. 하찮은 말을 할 지라도 인간인 한에 있어서는 그리고 그러한 인간이 말하는 것인 한에 있어서는 변할 수 없는 그러한 것 말이죠. 그것이 로맨틱 랭귀지든 로지칼 랭귀지든 인간이 자기의 타자에 관해 이야기하는 한에 있어서는 변할 수 없는 그러한 것들이 우리의 일상적인 말 속에도 있지 않을까 하네요..... 2006/03/29 18:56
땡글님 . . 저에 대한 사과꽃님의 말..전부 믿지 마세요!! 모조리 절 음해하려는 시도입니다 . . .칭찬 안해주고, 댓글 동조 안해준다고 . . 지금 삐져있거든요..의외로 속이 좁아요 그분~~ . . .
그리고, 땡글님이 원래 안경 썼어요?
네..song님 . . . 음. . . 그렇군요 . . 깊이 한번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영어를 그렇게 한글로 쓰니까 또 새롭네요 ^^ . . "로맨틱 랭귀지", "로지칼 랭귀지" . . . 2006/03/29 19:49
먼저 삐진 사람이 누군데!!!!!!!!!!!! 2006/03/29 19:56
엥?! . . . 내가 왜 삐져요? . . 말도 안돼!!!! 2006/03/29 23:29
"단어들을 제시하고 거기에 자신이 의도한 기의를 숨김으로써, 주체는 암암리에 자신이 만들어 놓은 표상과 상징의 울타리 안으로 상대방을 끌어들인다."
huun님의 위의 글은 그야말로 언어로 "난공불락"의 성벽을 쌓으신듯 하군요.
글의 내용과 스타일의 합일을 시도하시려는 듯. . .땡글님이 빡빡이라고
불평을 하신 빼곡히 적힌 언어의 나열!!
거부할 수 없이 읽어내려가야 할 것 같은 억압감..
엿들어 버린 듯한 필자의 탄식. .
과연 글을 쓰신 분의 권력(욕망)의 장에 빠져버린 듯 하군요.
2006/03/31 20:45
두통이님..그래도 님으로 하여금 이렇게 쓰게 했잖아요^^...빼곡히 접혀있는 걸 하나씩 풀어보는 재미도 있지 않나요? . . 두통님께서 이렇게 뭔가 쓰신걸 보니, 훌륭한 이해에 도달하신 것 같은데요? 2006/04/01 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