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펙(M. Scott Peck) 이라는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면서 기독교 관련 작가가 있다. 비록 기독교적 관점에서 영성(spirituality)과 믿음에 관한 글을 쓰고는 있지만, 비교적 포용력을 발휘하고자 노력은 하는 것 같다. 그는 과학과 종교의 내밀한 관계성을 언급하는 칼 융(Carl Jung)이나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의 현대적 반복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하기도 한다. 또 기독교 뿐만 아니라 불교(특히 선불교)와 다른 여타 종교들에 관해서도 비교적 열려고 노력은 한다. 뉴에이지(New Age) 경향도 있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서는 상당한 독자가 있고, 당연히 한국에서도 꽤 많은 독자가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에 의뢰를 받아 그의 책 한 권에 관하여 번역 감수를 하고 있는데, 여기 저기를 읽다가 흥미로운 대목이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지옥에 관한 그의 얘기이다. 이 구절에서 스캇 펙은 판타지 소설가 루이스(C. S. Lewis)의 소설인 <천국과 지옥의 이혼>(The Great Divorce)이라는 작품을 소개하면서 지옥에 관해서 언급한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어찌어찌 하여 천국에 갔는데 천국을 체험하고 나서 거의 모두가 자기들이 살던 곳(지옥으로 묘사된)으로 다시 되돌아 가기로 결정한다. 천국에 갔던 사람들이 어째서 다시 지옥으로 되돌아가려고 마음먹은 것일까?
[. . .] 그의 소설 《천국과 지옥의 이혼 The Great Divorce》은 지옥(루이스는 지옥을 비참하고 우울한 영국의 중부 도시로 묘사하고 있다)에 있던 사람들이 가까스로 천국행 버스를 타게 된 과정을 다룬 이야기다. 천국은 아주 밝고 유쾌하고 즐거운 곳이다. 이 사람들은 친구들과 친지들로부터 엄청난 환대와 온정을 받는다. 그러던 마지막 날, 이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을 제외하고 다시 버스에 올라탄다. 그 한 사람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가 않다. 이 한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다시 지옥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이유가 뭘까? 루이스는 여러 예를 들었다. 무례를 무릅쓰고 과감하게 사례들을 요약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은 전형적인 사건을 인용해 보겠다.
버스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조카에게 환대를 받았던 한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이 남자는 천국에서 조카를 만나게 되어 깜짝 놀란다. 왜냐하면 이 젊은이는 도무지 천국에 있기에 가당치도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조카는 아주 반기는 모습이었고 천국은 밝고 유쾌한 곳이다. 그 남자는 이렇게 말한다. “여긴 아주 훌륭한 것 같고 나는 여기 머물고 싶구나. 너도 알다시피 난 콜럼비아 대학 역사학 교수였잖니. 여기도 대학이 있니?”
조카는 대답한다. “그럼요, 삼촌.”
“그럼 난 종신 재직권을 얻을 수 있겠구나.”
“당연히 그러실 거예요. 천국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종신 재직권을 가지거든요.”
삼촌은 깜짝 놀란다. “아니, 어떻게 모든 사람들이 종신 재직권을 얻을 수 있단 말이냐? 적임자와 비적임자를 구분해야 되지 않겠니?”
조카는 이렇게 말한다. “여기선 모든 사람들이 적임자랍니다. 삼촌.”
삼촌은 더 이상 함께 앉아있기도 싫었지만, 계속해서 조카에게 질문을 한다. “너도 알겠지만, 나는 학장이었다. 여기서도 학장이 될 수 있겠지.”
“유감스럽지만, 여기엔 학장이란 건 없어요. 그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아요.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책임이 있고 그래서 의견을 모아 일을 하기 때문에 학장이란 직책은 필요하지 않아요.”
그때 바로 삼촌이 침을 튀겨가며 툴툴거린다. “적임자와 쓰레기를 구분하지도 않는 이런 설익은 조직에 내가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야.” 그러고는 이 남자는 버스에 올라타 지옥으로 돌아가 버린다.
지옥에 대한 나의 견해는 확실히 루이스와 같다. 지옥문은 넓게 열려 있다. 사람들은 지옥에서 곧바로 걸어나올 수 있다. 이들이 지옥에 있는 이유는 나오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 . .] 희망도 갖지 못하도록 사람들을 벌주고 부활의 기회도 없이 영혼을 파괴하는 곳이 지옥이라는 견해를 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 끓는 기름에 사람들을 튀겨버릴 심사였다면 신은 일부러 그토록 복잡하게 영혼을 창조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Morgan Scott Peck, Further Along the Road Less Traveled, New York, 1998. pp. 170-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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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적임자라...피곤하지 않고 할만한 모양이네요^^ 그럼 적임자지요 뭐.
제 경우같으면 지상이 면직되어 천국이 배당되거나 지옥이 배당되거나 별 신경쓰이지 않을 거 같아요. 아, 어차피 자기 원하는 데로 처음부터 배정된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요.ㅎ 슬슬 제맘에 들게 만들다가 능력에 부치면 그뿐이지요. 원체 모두에게 할 수 있는 것의 한계는 있으니까. 저는 자신이 거의 에피쿠로스의 가운데 토막에 이른게 아닌가 할 때가 있어요.^^ㅎㅎ
스스로 즐거울 수 있다면 어지간한 건 다 넘길 수가 있어요.물론 투덜거리는거야 인간적인 애교에 속하는 것이라 생략할 수 없지만요.
노트북도 안가지고와서 시골 피시방에 있답니다.^^
아래에 주신 답글에 대한 덕담인데 모쪼록 즐거우시기를요.갈수록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평정한 즐거움에 대적할 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사람들이 그걸 안다면 이 세상 문제의 거반은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다.ㅎㅎ
연인들이 만천하에 있어 시집을 갈 수가 없습니다.^^
좋은 나날 보내십시오.
시골 피시방?
봄이 올 때까지 칩거하십니까? 만천하에 있는 연인들을 피해?
그런데 또 웬 피시방이세요? 관리는 해야겠다?
그래서 반토막이라는 건가요?^^
요즘 세상에 "시집을 간다"는 표현을 쓰는 분은 드문데. . .
ㅎㅎ 가운데 토막이라고 하였답니다. 하지만 반토막이란 표현이 제게 더 맞는것도 같아요.
하지만 너무 예리하게 말씀하시면 도망갈 구멍찾기가 어렵습니다.^^게다가 저는 심오하게 일관된 자세같은 건 안좋아하거든요. 재미가 하나도 없잖아요.휘파람불면서 동네 강아지 놀려먹는 거 같은 그런 재미를 사람들은 잘 몰라요.^^
아` 요즘 사람이 아닌가보죠.^^ 어린시절 탓이 좀 있어요.옛날책을 좀 많이봤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옛날식 표현중에 '차 한잔이 다 식기전에' 혹은 차 한잔을 다 마시기 전에'와 같은 시간 표현들이 있어요.삼국지연의에서 관우나 장비가 누구의 목을 금방 따온다는 것인데요. 전 오후가 되었다 가 아니라'나무그늘이 길어졌다' 뭐 그런 표현들이 참 좋아요.유려함요.일찌기 앨빈 토플러가 물러난 뒷물결로 표현한 그런 것들요.^^
시집 간다란 말엔 약간의 이데올로기가 들어있지만 이미 시효가 지난 이상은 그 이데올로기가 말에서 발생하지 않으니 별로 의식할 필요가 없는 거 같고.물론 불쑥 쓴 말에 불과하지요 ^^.
훈님께선 아무래도 돐날 연필을 잡으셨던가 봅니다.
文에서 音을 통해 가끔씩 쉬며 일하시기를요.^^ 일에 너무 시달리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대문에 바꿔 놓으신 글은 엄청난 비아냥이네요.^^
사실이 아닌 것이 아닌걸 글 쓰시는 분이 올려놓으니그렇게 보여요.
나날이 웃음이 너무 날카로워지시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제가 뭐 염려할 주제는 못됩니다만.^^
반면 저글이 실례란 측면에서 보면 사람들이 저렇게 참 노골적인 솔직함인지 뻔뻔함인지을 가지기도 한다는 게 참 울어야할 지 웃어야할 지 알쏭달쏭할 때가 있어요...저 말이 실제가 아니라면 저 말은 마치 비웃음이 아니라면 조지 오웰류의 통치자 자신의 연설로 들리는데 그 누군가들이 실제 그걸 입에 담는단 말이거든요...쩝!
시골 피시방은 계실만 한가요?
화웅의 목을 치러 가기전에 조조가 건넨 더운 술잔을 받으면서 관우가 했던 말이죠? . . .
그리고 솔직히 말해, 저는 文보다는 딴따라 기질이 더 강한 사람입니다.^^
내재된 그 본성이 가끔씩 히스테리처럼 꿈틀거리죠. 뭐 억누르고는 있지만.
그리고 저 락펠러의 연설 발췌문은 금융권력과 언론의 동반관계를 드러낸 코멘트인데. . . 무시무시 하죠? 문제는 그 사람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건데. . . 음
자게판 좀 돌봐주세요 -_-;; 몸매들이 예쁘긴하더만 그래도 그렇지...
^^ 올 2월엔 제가 기계처럼 해야될 일이 너무 많아서
문예노트를 클릭하는 것조차 부담이 되어 한 동안 둘러보질 않았는데 . . .
곧 바로 외부의 적들이 침입을 했군요. . . .
고맙습니다. -_-
어쩐지 게시판은 꼭 제꺼 같아서요... *^^*
아무래도 미루님께 관리자 자리를 넘겨야 할까 보네요?!
제가 오히려 자격미달처럼 보이는군요. . .^^
독일어의 hell은
밝다(bright)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