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가 "독특한 일원론"이라고 불렀던 베르그송의 "흐름들의 동시성"이라는 개념. 혹은 본성적으로 다른 단성태(singularity)들의 일원론. 즉 『영화 I』에서 "Dividual" 이라고 명명했던 것. 그리고 베르그송을 해석하면서 "회상의 내재적 판(immanent plane)" 개념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잠재적 실재의 총체. 이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미지 하나를 제시한다면 아마도 플로베르(Flaubert)가 『보봐리 부인(Madame Bovary)』에서 Emma의 눈을 통해 묘사했던 바로 그 장면이 아닐까? 샤를르 보봐리(Charles Bovary)는 그냥 '수줍은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엠마의 눈은 "갈색이었고, 그러나 그 긴 속눈썹 아래에는 흑빛이 감도는 듯 했다. 그녀는 눈을 활짝 뜨고 있었기 때문에, 바라보는 누구든지 그 두려움없는 솔직함을 볼 수가 있었다." 그녀의 눈은 하나의 커다랗고도 단일한 흐름이다. 그 눈 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단일한 시간이며, 그 시간은 또한 휘트먼(Walt Whitman)의 "열린개체"처럼, 그녀를 포함하고 있는 우주 전체로 열려져 있다. 플로베르는 엠마의 눈 속에 깃든 그 다채로운 색채들을 통해 깊이를 탐구한다: "아주 가까이서 바라보면, 그녀의 눈은 인생보다도 더 커보였다. 특히나 무엇인가에 깨어나 그 눈꺼풀을 여러 차례 열었다가 닫았다가 할 때에는 더욱 그랬다: 그늘 속에서 바라보면 흑빛이었고, 밝은 빛 속에서는 진푸른빛이었다. 그 눈은 마치 색채들의 층 위에 또 다른 색채들의 층이 뒤덮힌 듯 했고, 그 아래에는 두텁고도 희미한 층이 놓여있었으나, 그 광채나는 표면으로 나아갈 수록 더 밝고 더 투명해졌다."(Gustave Flaubert, Madame Bovary, trans. Francis Steegmuller (Vintage: New York, 1957, reprinted 1992), pp. 3, 39) 우주는 거대한 하나의 단일체이다. 그러나 그 단일성이란 본성적으로 다른 부스러기들, 다양한 흐름들의 집합체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엠마의 커다란 눈처럼. 그러나 그 각각의 층위는 엠마가 소유하고 있는 본성적으로 다른 개별적인 시간들의 중첩을 이루고, 그 눈의 깊이와 다양성 그리고 단성적인 것들의 분해할 수 없는 결합은 그녀의 온 생애에 걸쳐 내면화된 열정과 그 신비로움을 반영한다. 다양성의 중첩이라고 하는 이 막대한 시간이 바로 결혼 생활 전체를 통해 남편 샤를르를 괴롭히게 될 고난의 징후인 것이다. 그녀의 눈 속에 겹쳐있는 그 층위들은 한 명의 순진한 의사의 통찰로는 결코 헤아릴 수 없는 감정의 두께였으며, 그의 능력으로는 절대로 만족시킬 수 없는 변덕스러운 욕망이었다--우리를 따돌리는 저 가혹하기 그지없는 뒷모습!

그녀의 눈 뿐만 아니라, 만물은 서로 단일한 시간 속에 참여하고 있지만, 또한 그들은 제각각이 본성적으로 다르다. 이것은 모순이 아니라 실재의 다양성과 단일성의 이질적 통일이다: 주관적 객관성, 잠재적 단일성, 경험적 이성, 내재적 초월, 다원론적 일원론, . . . 나아가 그 윤리적 용어: 시멘트를 바르지 않은 돌담! 그 눈을 바라보고 그 깊이를 꿰뚫을 수 있는 능력은 샤를르와 같은 의사가 갖춘 물질적 객관능력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시인이라든가 예술가가 갖춘 직관능력, 들뢰즈의 용어로 "증후학(symptomatology)"을 통해 완성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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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아름답네요. 여인의 뒷모습이~
하나의 포즈에 많은 사연과 감정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그야말로 다원적인 일원론이 그대로 나타나는 이미지네요.
짧지만 여러가지 영감을 주는 글이었어요.. 감사^^
^^ . . .저만 알고 있는 용어들을 뒤섞어서 메모해 놓아서(나중에 제대로 덧붙여서 쓰려고 일단 대충 막 적은건데),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 . . 어떻게 그걸 또 이해를 하셨군요 . .. 그러고 보면 들뢰즈가 읽기가 쉬운가봐요?! . . 어쨌든 여러가지 생각을 하셨다니 다행이네요 . . ㄱ리고 감사합니다. .ㅎㅎ
엠마의 눈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눈에서, 억겁을 쌓여온 경험과 인식
그 고유한 내적체험의 地層을 읽어낼 수 있듯이, 문학작품에서도 작가의
여러겹 심층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 들뢰즈의 symptomatoloty인가 보네요..
의학용어로만 알고있던 말을 여기서 대하니 반갑기도 합니다.
들뢰즈가 말하는 증후학이란, . . 한 마디로 말해, 잠재적이고, 질적인 것을 읽어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죠. 마치 문학작품을(시라든가 소설과 같은) 읽듯이요. 실제로 그런 방식으로 소설작품을 직접 읽기도 하구요. . . 그렇게 해서 . . 질적이고 본성적인 차이를 보려는거죠. . . 증후학이라는 말이 의학용어인데 . . 왜 저 말을 썼냐면 . . 정신분석이 새디즘과 매저키즘의 상호보완성, 혹은 필요에 의해 두 존재를 묶어서(뒤섞어서) . . 새도-매저키즘이라는 일반화된 잘못된 개념을 만들어 내는 것을 비판하고, . .존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제시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증후들의 질적 변화로서의 증후군을 분류하고, 그에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과정으로서의 증후학과 유사한 방식이라고, . . .and so o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