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 오전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산책을 하기 위해 철문을 나왔다. 오래되어 녹이 슨 그 철문은 열리고 닫힐 때마다 나지막이 금속성의 작은 굉음을 냈다.
가을이었다. 공기는 싸늘했지만, 쬐는 햇볕은 따가웠다. 골목을 둘러보니 조용했다. 따가운 볕을 피해 그늘 쪽으로 돌아서자, 금새 피부에 소름이 돋았다. 골목길을 나오기 위해 자전거를 끌고 큰길 쪽으로 걸어 나왔다. 골목이 너무 좁아 자전거를 타기엔 불편할 것 같았다.
한 블록을 지나 모퉁이를 돌아 건물의 그늘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잠시 후 어느 허름한 집 앞에 두 아이가 앉아 있었다. 그 집은 수개월 전부터 주인이 없는 빈집이었다. 아이들은 집주인의 야단이 없는 이 빈 집 앞을 좋아 하는 듯 했다. 그들은 처음 보는 아이들이었지만 자매처럼 보였다. 작은 동생은 두꺼운 뿔 테 안경을 쓰고 있었고, 몸집이 큰 언니는 얇은 금테 안경을 코끝까지 내려 쓰고 있었다.
그들은 무엇인가를 손에 들고, 그 물건을 바라보며 주변에는 그 무엇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책은 아니었고, 플라스틱과 금속으로 만들어진 전자 오락기 같아 보였다. 보기에도 차가워 보이는 그 물건들을 각각 손에 들고, 양손의 손가락을 써서 물건에 나와 있는 단추들을 이리저리 누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짓에 열중하고 있지는 않아 보였다. 딱히 할 일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서로 다투어 할말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누군가를, 아니면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그 무성의한 열중의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그 두 아이는 머리를 그늘 쪽에 파묻고 있었고, 어깨 아래의 몸뚱이는 따가운 햇볕에 나와 있었다. 어둡게 그늘진 머리 부분과 밝게 비추어진 몸뚱이가 대조적으로 보여, 마치 투명한 검은색의 망사로 짠 차도르를 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의 자세가 불안정해 보였고, 또 따가운 햇볕을 오래 쬐는 것은 좋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그늘 속으로 숨을 것을 충고해주고 싶어졌다. 하지만 계속 그 물건에만 쏠려 있는 그들의 시선에 어떤 불쾌함이 느껴져 그만 두었다.
나는

댓글을 달아 주세요
골목길이 썰렁하네요. 아이들 마저도 썰렁하게 놀구요.. 무심한 녀석들보다 떠들며 뛰노는 녀석들이 귀엽긴 하지요. 무심하게, 일요일, 하루, 이틀, . . 흘러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