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를 힘들어 하거나, 책을 과도하게 동경한 나머지 책과 가장 멀리에 있거나, 책을 너무 오랫동안 집어들고 읽는 사람들의 의식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가 그 책과 전쟁을 벌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책에 맞서서 자신 앞에 세워진 책 만큼이나 높은 벽을 쌓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책에 대해 좌절하는 가장 큰 이유들 중 하나는 완전한 이해에 대한 강박, 그리고 지식을 소유물 대하듯 추구하는 속물근성 때문이다. 속물근성은 책과 독서의 적이다. 속물끼가 조금이라도 있어 보이는 작자와는 책에 대해 절대로 대화하지 말라! 그와 잡담이나 하면서 헛배만 채우는 세계 속에 안주하여 아까운 인생을 허비하지 말고, 당장 일어서 다른 재미를 찾아야 한다. 그럼에도 저 진부한 속물조차 그럭저럭 독서를 하고 글을 써가지고는 우리 앞에 나타난다는 사실이 우리를 신경질나게 만든다.
모름지기 고귀한 영혼의 독서는 브리꼴라주(bricolage)이다. 필연적인 의무들로 이루어진 유기적 왕국이 아니라, 우연적인 섬광들을 그럭저럭 적합하게 쌓아올린 돌담처럼, 어느것을 취해도 좋을 만큼 자유롭게, 여기 저기에 입구와 개구멍을 만들어 파고드는 독서. 즐거운 독서란 구멍이 많은 책으로부터 나온다.
모름지기 고귀한 영혼의 독서는 브리꼴라주(bricolage)이다. 필연적인 의무들로 이루어진 유기적 왕국이 아니라, 우연적인 섬광들을 그럭저럭 적합하게 쌓아올린 돌담처럼, 어느것을 취해도 좋을 만큼 자유롭게, 여기 저기에 입구와 개구멍을 만들어 파고드는 독서. 즐거운 독서란 구멍이 많은 책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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